티벳 옌징의 소금마을 :: 2008/11/15 17:15
<차마고도>의 '천년염정'에는 고대 인류학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옌징의 소금마을은 내륙의 강을 끼고 있는데, 흥미롭게도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왜냐하면 티벳이 오래 전에는 바다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메리설산의 딸 따메옹 설산이 지나다가다 옌징 사람들이 너무도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 선물은 금닭과 은닭이었다. 강물이 불어나자 금닭이 여기저기 옮겨 다녔는데, 그 발자국마다 소금 우물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자다의 소금 우물은 강가 높은 곳 여기저기에 생겼다. 하지만 은닭은 알을 품느라고 움직이지 못해서 하옌징의 소금우물은 낮은 곳 몇 군데밖에 없다고 한다.
금닭과 은닭 전설은 표면상으로는 소금 우물의 전설이지만 성별 분리적 사고의 기원을 보여준다. 염전에서는 여자들만 일을 하기 때문이다. 깊은 우물 밑으로 내려가 무거운 소금물을 지고 염전에 붓고, 소금을 채취하고, 홍수 때마다 무너진 염전과 축대를 복구하는 일 모두가 여자들이 하는 일이다. 남자들은 소금에 손조차 대지 않는다. 대신 남자들은 외지에 나가 돈을 벌거나 나무를 한다.
소금에 대해 일종의 금기가 존재하는 셈인데, 특별히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공동체 보존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자가 소금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금기에서 생기는 가장 큰 효과는 여자를 공동체에 묶어두는 동시에 노동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힘든 염전 일로 먹고사는 지역에는 여간해서 딸을 보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여성들을 땅에 묶어두는 일이 중요해진다. 부수적인 효과는 남자들이 결혼을 위해서 외지에서 돈을 벌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염전 일을 여자들에게만 맡김으로써 남자들이 지역에 고착되는 것을 막고 교역을 통해 이윤을 벌게 하는 효과가 난다.
재미있는 것은 결혼 장면이었다. 3일동안 결혼식이 열리는데, 여자의 남자 친척들이 전통복장을 하고 남자를 데리러 간다. 그런데 신랑 집에서 난리가 났다. 왜냐하면 데릴사위이기 때문이란다. 잘 차려입은 아이들이 붙잡고 울고 불고 늘어진다. 신랑은 전통복장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 나귀를 타고 가는데 신부는 귀걸이만 달랑 하고 평소처럼 기다린다.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신부는 신랑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결혼식의 끝은 데릴사위인 신랑이 마을 사람들에게 지참금으로 가져온 재산 목록을 신고하는 것으로 끝난다.
전통적인 결혼 형식이 완전히 뒤바뀌어 있는 셈이다.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이동하는 고대 결혼의 형태가 보존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사원에 가서 제물을 바치고 복을 비는 것도 여자의 몫이다. 결혼식이 끝난 뒤 신부는 제작진에게 '집에 일할 사람이 하나였는데 둘이 되어서 기쁘다. 생활이 더 좋아질 것이고 잘 살 것이다'라고 말한다. 성별이 완전히 전도된 결혼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오필리어의 미투데이 : 11/ 15 :: 2008/11/15 14:01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과자는 학회에서 주는 과자. 유혹을 이기지 못 하고 네 개나 집어 먹었다. 나는 전생에 하루 다섯 끼를 먹고 딸기와 맥주로 입가심을 했던 호빗이었나 보다.
*KTF 쉐이들아 요금통지메일 보낼 때 ActiveX 쓰지 말란 말이다 강아지같은것들...
만인이 만인을 알아서 하는 세상 :: 2008/11/13 23:42
10년 전 IMF 때는 정보가 막혀 있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금 내주고 달러 모아줬지만, 이번엔 다르다. 정부가 하는 말이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권위가 안 먹혔던 걸 본 적이 없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농담이 돌았지만, 그래도 노무현은 관심을 받았다는 것이고...지금의 MB는 증오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증오보다 무섭다는 무관심...OUT OF 안중.
이제 사람들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하는 말을 믿지 않고, 인터넷에 끼리끼리 모여서 생각과 분석을 주고받는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실물경제는 모두 망한다'와 '정부가 하는 말은 쌀로 밥을 한대도 믿지 마라'는 것이다. 해결책은? 좀 지나갈때까지 현금 쥐고 버틸 것.
금융경제의 폐해가 이렇다. 자본주의 자체 모순이 폭발한 것이라고도 하지만, 원래 그 근본적인 모순이라는 건 뒤집어보면 관리가 가능하다는 말도 된다. 얼마전에 아는 사람이 퇴직을 하면서 회사를 팔았는데, 회사를 사간 넘들이 삼성도 아닌데 CD를 막 발행하더니 그걸 가지고 여기저기 대출을 받아대서 단 3개월만에 멀쩡하게 수출 잘 하던 중소기업을 순식간에 빚걸레로 만들어놓았다. 허걱 ;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라는 것은 이넘들을 가지고 하는 말이다. 이게 자본주의 근본 모순이냐? 아니다. 그냥 그놈들은 개새끼고, 개새끼들을 사전에 때려잡지 못하는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거다.
그나마 인터넷에 모여서 얘기하는 사람들은 똑똑해서 살아남을 사람들이고, 멍청하고 둔한 사람들은 다 쓸려나가게 되 있다. 즉 '쪽수'를 채워주는 사람들인 셈이다. 이들이 쓸려나가면 대략 난감하다.
어쨌건 아주 고통스럽게 거품이 빠질 것이고, 남은 사람들이 뒷정리를 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신라면이 2000원이 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들 있는데, 원래 역사의 수레바퀴에 밟히면 디지게 아픈 법이니, 아프더라도 넘어갈 산이라면 넘어가야 하는데...문제는 다음 번 수권세력이 없다. 진짜로.
이 상태에서 어영부영 박그네가 대통령 되면, 아마 고려 말과 비슷한 꼬라지를 보게 될 것이다. 왕은 그냥 데코레이션이고, 신하들이 좌지우지하는...
진보진영은 정말로 이제 수권준비를 해야 한다. 민노당 출범한지 10년 조금 넘었고, 진보신당은 올해 나왔지만, 그래도 있는대로 인재를 다 긁어 모아서 집권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리가 비어 있고, 그 자리에 적당한 사람이 올라 주기를 대중이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는데도 낼름 집어 먹지 않는다면 그건 바보거나 능력이 없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을 거면, 그냥 당 접고 계속 좋아하는 데모질이나 하시라.
건국 60주년이니 어쩌니 지랄을 떨었는데, 사실상 나라의 틀을 다시 짜야 하는 것 같다. 생각을 좀 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렇게 한다. 다시 짜야 한다면 뭐, 다시 짜야지 별 수 있나. 문제는 누가 짜느냐이다. 누가 짜느냐의 문제가, 때로는 어떻게 짜느냐의 문제보다 더 중대하기도 하다. 한국에서 지금 남은 사람이 보이지가 않는다. 누가 하남? 여기서 세대교체가 되서 20대 장관이나 심지어는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다. 한국의 20대 무능하지 않느냐고...어느 세대에나 똑똑한 사람은 있다. 빨리 나오느냐 늦게 나오느냐, 아니면 그냥 흙속의 옥처럼 묻히느냐의 문제뿐이다.
대개 한 나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지배층, 식삐리, 그리고 서민. 서민은 중산층이었다가 다시 차상위계층이 되었다가 한다. 최하층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있다. 다만 사회 안전망이 그들을 받쳐주는 것이다. 그런데 MB는 지금 그것마저 자르고 있다. 노숙인 자활장려금이며 장애인 지원금마저 잘라버리고 있으니...한다리 건너 아는 사람의 어머니가 장애인인데, 남편이랑 아들 있다고 지원금이 잘렸단다. 남편은 이십여 년 전에 집나가고 소식 끊겼고, 아들은 백수인데...
아마도 받던 지원금은 종부세 환급이며 건설사 부도 막아주는데 쓰이겠지.
어쨌든, 뭔가 변화가 일어나려면 이 세 가지 요소가 연합을 해야 한다. 지배층이라고 다 썩은 게 아니다. 일부 양심적이고, 교양도 많고, 세련된 지배층과 이들의 힘을 빌어 뭔가 해 보려는 지식인, 그리고 변화의 에너지를 부여하는 서민들. 이상적인 사회에서는 서민층이라는 넓은 인재풀에서 지배층과 지식인을 공급하게 되어 있지만 그렇게까지는 못 하고, 대개 똑똑한 놈들을 키워서 지식인으로 만든다. 그렇게 나온 지식인이 제노릇 잘 하고 성공해서 저처럼 똑똑한 자식 낳아서 운이 좋으면 지배층에 편입시킬 수도 있다. 그럴려면 시집장가를 잘 보내야 하지만.
하지만 한국의 지배층은 썩을 대로 썩었고, 영어는 그렇게 밝히면서 뉴욕타임즈도 제대로 못 읽고, 조중동만 쳐 보고, 밤낮 골프장만 도라댕긴다. 그리고 지식인들의 절반은 학문을 한답시면서 연구실에 처박혀 있으면서 세상이 어찌 망해가는지는 관심도 없고, 자기만 깨끗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서민보다 나을 게 없다. 그중 일부는 곡학아세하기 바쁘다.
서민들은? 지금 서민의 일부는 제발등 찍었다며 분해하고 있고, 나머지는 그냥 뭐 세상은 나랑 상관없겠거니 하면서 산다. 그런 사람들은 당장 실직을 해도 자기가 도대체 왜 잘렸는지 이해를 못 한다. 그래서 넌 이러이러해서 잘렸어...하고 설명을 해 주면 내가 그런 것까지 알아야 되요? 하면서 항의를 한다. 왜 내가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해! 안그래도 복잡한 세상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말이다.
딱 백 년 전, 그러니까 1908년...아니 19세기 후반으로 치자면, 그때도 똑같은 말이 나왔다. 뭐? 서양에서는 뭐 이러이러한 게 있다구? 우리가 왜 그런 것까지 알아야 돼? 주자학만 알면 되지!
이런 태도의 결과가 어땠는지는 널리 알려진 바이다.
내가 왜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느냐, 우리가 왜 그런 것까지 신경써야 하느냐, 그런 것 몰라도 잘 살 수 있다 등등...백 년 전과 똑같은 태도이다.
이제는 도둑질과 마약만 빼고 다 배워야 되는 세상이다.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피곤하고...얼마전부터 '통합적 지식인' 얘기가 나왔는데, 나또한 그에 발맞추어 스페인어와 수학, 그리고 회계를 좀 공부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이 창작에 매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작가 색기들, 영어는 왜 그렇게 우습게 보는지 모르겠다. 기본적인 외국어를 알아야 한국어의 특성과 허점이 잘 보일 게 아닌가. 교양은커녕 조또 아는 거 없으니까 글을 그 따우로 쓰지 말이다.
어쨌건 여기저기서 생기는 인터넷 커뮤니티들보면, '외국인 노동자들 다 추방해야 한다'는 말도 보인다. 실물경제가 다 추락하는 시점에서는 3D 일자리도 모자라게 생겼으니 말이다. 이게 파시즘적 발상이 아니다. 그 앞에는 '이 정도로 상황이 어렵지 않으면 이런 말 절대 안 꺼냈을 것이다'는 말이 붙는다.
새로운 틀을 짜기는 짜야 하는데, 어떻게 짜야 하느냐...이제는 이런 말이 진보진영에서 사민주의니 뭐니 떠도는 게 아니라, 일반 생활인들, 시간 쪼개 컴퓨터 앞에 앉는 직딩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오죽 답답하면 서민들이 나서서 생각을 다 할까? 원래 이건 지배층 일부와 지식인들이 해야 되는데 말이다.
겅부하는 주제에 미안해 죽갓다.



